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17)
개미와 베짱이 책 '밥하기 보다 쉬운 글쓰기' 중 '개미와 베짱이'에 대해 쓴 글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우화, 게으른 베짱이와 부지런한 개미에 관한 글인데 작가의 '딴지'에 통쾌하고 웃고 말았다. 작가는 개미와 베짱이가 '부지런하게 살지 않으면 베짱이처럼 될 것이다'라는 '교훈적인 협박'을 담고 있다고 말하며, 사실 추운 겨울날 베짱이를 내쫓은 그 개미들은 부지런하지만 인정머리 하나 없는 '왕구두쇠'들이 아니냐며 딴지를 건다. 이어서 작가는 베짱이는 여름날 그늘에서 빈둥거린 게 아니라 주장한다. 베짱이는 빈둥거린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한 것이며 빈둥거리기는커녕 오히려 개미들의 노동이 권태롭지 않게 노동요를 제공했다고 말한다. 그러니 개미들은 베짱이에게 당연히 먹을 것을 나눠주어야 한다고. 겨울..
2019.09.07. 토요일_(블로그 글 이동) 어제 퇴근 후 피곤에 절어 집에 오자마자 뻗어 8일에 쓰는 7일 일기. 운동을 해야 하는 걸까? 지금 체력으로 점점 일상을 버티기 힘들다. ​ ​ 1. 태풍 '링링'이 온다는 오늘 아침 출근길. 집을 나서자마자 들린 바람에 흔들리는 웅장한 잎사귀 소리. '아, 결국 내가 긍정하는 건 이런 거겠구나. 무용한 것들,' ​ ​ 2. 점점 거세지는 바람에, 자연 앞에 한없이 나약한 인간임을 되새겼다. ​ ​ 3. 긍정이고 나발이고 되새김이고 나발이고 제발, 우산 좀 쓰자. ​
몸과 마음 에너지 사람들 속에 섞여 생활하다 보면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요구하는 일들이 참, 많다. ​ 특히 회사생활에서 요구하는 에너지가 만만치 않은데 어떤 날은 내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요구할 때도 있고, 어떤 날은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할 때도 있다. ​ 이렇게 다 소진된 날들은 퇴근 후 내가 하고 싶은 일들, 글쓰기라던가 그림 그리기라던가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채우는 일들을 할 에너지가 없어 그대로 정지 상태, 잠에 들곤 한다. ​ 문제는 이런 날들이 반복된다는 거다. 이런 날의 반복은 결국 소비하는 속도를 채우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게 만들고 난, 텅 빈 사람이 된다(요즘 내 상태). ​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소비할 곳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거다. ​ 이 글을 쓰면서 정해 본..
남겨진 사람의. 1년 6개월 정도같이 일하던 M이 회사를 떠났다. 떠났다, 그만뒀다, 쫓겨났다,를 다 담고 있는 단어가 있다면 표현하기 좀 더 수월할 텐데. ​ 평소 M을 좋아했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명쾌하게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면 M을 싫어했냐고 물으면? 이 또한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럼 난 M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내가 M과 보내면서 가진 생각은 ‘안타까움’과 ‘창피함’ 그 사이였던 것 같다. ​ 타인의 눈치를 타인이 눈치챌 정도로 심하게 보는 M이 안타까웠고, 이따금 타인의 눈치를 놀라만치 보지 않는 M이 창피했다. ​ M과 함께 일하는 마지막 날, 일이 끝나고 함께 별다른 약속 없이 할 수 있는 일상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도 꼭..
2019.9.8.일_(네이버 블로그 글 이동) 1. 라떼를 마셨다. 난 마시고 싶지 않았다. 몸이 나를 이겼다. 2. 요즘 일태기가 심해 회사존을 밟는 순간 순이 턱 막힌다. 3. ‘이승룡’을 ‘이승횽’이라 등록한 누군가 덕분에(난 아니겠지?) 깔깔 웃었다. 오랜만에 (근데 진짜 이름이 이승횽일수도?) 4. 테이크아웃잔에 담긴 음료를 들고 매장에 방문한 두 커플. 매장에 음료를 들고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다. 찡- 뭔가 존중 받는 기분. ​ ​
그를 위해 그런 이야기다. 근무 중. 어르신이 오셔 '도올 김용옥의 금강경 경해' 책이 있는지 물었다. 없었다. 하지만 예약 주문은 가능하다고 했다. 예약 주문을 하고 도서를 택배로 받고 싶다고 했다. 멀리서 오셨다고 했다. 예약 카드에 성함, 연락처, 주소(경기도 산골짜기에서 오신 듯했다)를 쓰고 선결제를 하고 가셨다. 도서를 주문하려고 컴퓨터 창을 여는 순간, 아차. 곧 추석이라 택배가 오늘까지였다. 근데 책은 내일 온다. 내일은 택배를 보낼 수 없다. 근데 책은 내이 온다. 내일은 택배를 보낼 수 없다! x 됐다 싶어 전화로 자초 지명을 설명하기 위해 예약 카드를 봤다. 번호를 눌렀다. ? 없는 번호란다. 전화번호를 유심히 봤다. 이런. 전화번호 뒷자리 하나가 없었다. 010-****-***? 정말 x 됐다 ..
2019년 9월 6일 그림일기 ​​
2019년 9월 3일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 지나 쓰는 일기. 비타민을 먹어야 하는 걸까. 1. 어제 고민 끝에 예매한 ‘벌새’를 아침에 눈 뜨자마자 별 고민 없이 취소했다. 평소 영화를 잘 보지 않는데 영화를 보기까지 수많은 난관을 걸쳐야 하기 떄문이다. 일단 영화관을 싫어한다는 난관을 뛰어 넘어야 하는데 이게 가장 힘들다. 어둡고 편히 움직이지 못하고 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음에 신경써야하고 타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소음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점이 영화관을 좋아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 다음에 영화의 호흡이다. 영화의 호흡은 내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빨라 감정을 많이 요구하는 영화는 후유증이 심해 보지 않는다. 언젠가 벌새를 볼 수 있을까. 2. 출근길. 아주 조그마한 잉어 모형이 담겨있는 조그마한 술잔을 파는 것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