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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2 어제도 집에오자마자 뻗어 9월3일에 쓰는 9월 2일 일기 1.출근길에 길 사이로 마주보며 자란 두 그루 나무가 마치 손을 맞잡은 것처럼 가지가 맞닿아 있었다.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며 손을 꼬옥 잡은 두 사람 같이. 더 보고 더 느끼고 싶었지만 출근길이 바빠 발을 재촉했다. 이런 찬란한 것들을 봤을 때 보고 싶을 때까지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요즘 이어폰 금지령이다. 이어폰 금지령이 내려지면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는 건데 가끔식 내리곤 한다. 귀가 아플때, 삶이 무기력할때, 지구가 내는 소리가 듣고 싶을 때. 3. 점심사러 잠시 들른 이마트. ‘어머니 저는 술 마신게 아니라 약먹을 시간이 지난겁니다~!’라며 저세상 텐션으로 호객행위하는 직원. 그는 도대체 뭘까? 그는 아니..
2019.9.1 2019년 9월 1일. 고된 하루 끝 집에 오자마자 잠들어 9월 2일 아침에 쓰는 일기. 1.9월. 새로운 달의 시작. 1250원이 찍히는 교통카드에서 한달의 시작을 실감한다, 2.지하철에서 나를 가운데를 중심으로 오른쪽엔 네명의 딸(인지 아는 아이들인지 모를)과 함께 탄 어머니가 앉고 왼쪽엔 자리가 비었다. 평소라면 둘이 앉기 좋게 자리를 옮겼겠지만 그날은 무엇 때문인지(아마도 소란스런 그들에게 심통이 난듯 싶다) 자리를 옮기지 않았는데 옆에 앉은 어머니가 나를 살짝 만지며 자리를 옮겨 달라 했고, 나는 '만지지 마세요'라는 말과 함께 자리를 옮겨줬다. 딸은 엄마에게 창피하다는 듯이 말했고 딸의 엄마는 딸의 창피함은 아랑곳 하지 않고 큰소리로 '원래 그러는 거야!' 라고 말했다. 도대체 뭐가 원래 그런..
뜻박의 좋은 일_정혜윤 ‘뜻밖의 좋은 일’ 이 책을 알게 된 건 이슬아 작가님의 일간 연재를 통해서다. 이슬아 작가님을 알게 된 것도 슬아 작가님을 통해 정혜윤 작가님을 알게 된 것도 뜻밖의 좋은 일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참으로 많은 현기증을 느꼈다. 애써 외면하며 살아왔던 질문들이 지면에서 아우성치고 있었기 때문인데 평소 속도대로 읽다간 체할 것 같아 여름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 계절에 걸쳐 읽었다. 여름처럼 뜨겁고 현기증 나고 때로는 진땀까지 난 책. 여름이 끝나고 계절이 변하듯 이 책을 읽은 나도 조금은 좋은 쪽으로 변화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의 마지막 장까지 다 읽고 난후에도 한 장을 안 읽은 것 같은,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는데 그건 내가 이 책을 읽고 답하고 싶었던 ‘나라는 인간은 끝끝내 무엇을 긍정하게 되는..
어깨에 힘을 빼고 다시_2019.7.10 1.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오만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두려워서 아무것도 시작못하는 사람. 그게 바로 나다. 뭘 그리 대단한 걸 하려고 그렇게 많이 생각을 하는지. 이제 어깨에 힘을 빼고 찔끔찔끔 찌질하게 해봐야지. 2. 회사에 암흑기가 찾아왔다. 회사 매출이 안좋아 사장의 기분은 매우 안좋고 우리 사원들이 상사를 통해 전해 들은 '권고사직 랩'. [~하면 권고사직! ~하면 권고사직! ~하면 권고사직!] 돈은 사람을 참 비참하게 만든다.
존버_2019.4.6(4월6일 새벽에 쓰는 4월 5일 일기) 요즘 내 뇌구조를 그려보면 한가운데에 큼지막하게 '존버'라는 글자가 있을 거다. 나를 점점 파괴적으로, 삭막하게 만드는 일을 그만두고 고요함 속에서 다시 충만해지고 싶지만 그러기엔 당장 이번 달에 내야 할 할부가 내일 먹을 점심이 걱정이고 그 걱정들이 나를 더욱 삭막하게 만드는 요즘이다. 당장 바스러져도 이상할 게 없는 요즘을 인내하게 해주는 것 중 하나는 얼마 전에 세운 조그마한 목표다. 그동안 더 이상 나아갈 길 없는 막다른 곳에서 공허하게 서성이 던 나에게 새로운 지도 한 장이 떨어졌고 그 지도가 있기에 열심히 길을 되돌아가고 있다. 후, 내일 아니지 몇 시간 뒤 출근하기 싫다.(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지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싫다 정말) 하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는 돈이 많이 필..
불확실 속에서_2019.3.11 너무 많은 것들이 불확실한 요즘이다. 뭐 지금까지 확실한 게 있었겠냐마는 불확실을 견뎌내는 게 불확실 한 요즘이다. 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에는 새싹만큼의 재능도 없는 걸까. 직접 머나먼 저~~어기 어디 골짜기 깊은 곳에 박혀 있는 곳에서 씨앗을 구해와 돌로 꽉 차이는 밭을 일구고 씨앗을 심고 가뭄과 장마 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그제서야 새싹이라는 조그만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가뭄과 장마를 견뎌내는 요즘. 견디면 새싹을 볼 수 있을까.
하루 종일 게임하고 현타와서 쓰는 얼마나 많이 읽고 생각하고 또 써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내가 쓰고 싶은 것들을 잘 쓸 수 있는 사람이 될까 그러니 게임 할 시간에 한 줄이라도 더 읽으시라고요. _ 매일 자음 하나라도 쓰자 했지만....
돈에 따라_2019.3.7.목 돈에 따라 달라지는 오늘 같이 일하는 동료(이하 짝지)와 점심시간에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인어가 잠든 집' 이야기를 했다. 딸이 뇌사가 의심되는 상태에 놓이게 됐을 때 짝지라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이야기를 나누다 짝지의 "돈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것 같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짝지에게 명언집 하나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딸에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게 하고 계속 치료를 할지 아니면 뇌사 판정을 받게 할지 같은 무거운 문제 외에도 나는 얼마나 많은 사소한 일들을 돈에 의해 선택해 왔을까? 지금까지 해온 나의 선택 중에 80% 돈 15% 우연에 의한 것이고 5%만이 나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을'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인격을 무참히 짓밟는 '갑'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무자비함 속에 갑을 관계라는 단어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