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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피, 읽다

뜻박의 좋은 일_정혜윤

‘뜻밖의 좋은 일’ 이 책을 알게 된 건 이슬아 작가님의 일간 연재를 통해서다.
이슬아 작가님을 알게 된 것도 슬아 작가님을 통해 정혜윤 작가님을 알게 된 것도 뜻밖의 좋은 일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참으로 많은 현기증을 느꼈다. 애써 외면하며 살아왔던 질문들이 지면에서 아우성치고 있었기 때문인데 평소 속도대로 읽다간 체할 것 같아 여름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 계절에 걸쳐 읽었다. 여름처럼 뜨겁고 현기증 나고 때로는 진땀까지 난 책. 여름이 끝나고 계절이 변하듯 이 책을 읽은 나도 조금은 좋은 쪽으로 변화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의 마지막 장까지 다 읽고 난후에도 한 장을 안 읽은 것 같은,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는데 그건 내가 이 책을 읽고 답하고 싶었던 ‘나라는 인간은 끝끝내 무엇을 긍정하게 되는가?’에 답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이 질문을 떠올릴 때마다 ‘무용’이다.
‘미스터션샤인’의 희성의 대사 ‘난 원채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의 그 무용.
요근래 유튜브로 미스터션샤인 영상을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무엇을 긍정하는가?의 질문에 무용함이라는 단어가 어렴풋이 떠오르는 걸로 봐서 그 언저리쯤 나라는 인간이 끝끝내 긍정하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동안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책들이 쌓였지만 인스타의 짧은 글을 외에 이렇게 긴 리뷰글은 처음 써본다.
무슨 글을 써야할지 막막하고 바보가 된 기분이지만, 하얗던 페이지가 형편없지만 내 글로 채워지는 걸 보니 좋다. 근데 너무 못썼다. 그래도 더 잘 쓰고 싶으니 그렇게 될 때까지 부끄럽지만 계속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