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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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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에너지 사람들 속에 섞여 생활하다 보면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요구하는 일들이 참, 많다. ​ 특히 회사생활에서 요구하는 에너지가 만만치 않은데 어떤 날은 내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요구할 때도 있고, 어떤 날은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할 때도 있다. ​ 이렇게 다 소진된 날들은 퇴근 후 내가 하고 싶은 일들, 글쓰기라던가 그림 그리기라던가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채우는 일들을 할 에너지가 없어 그대로 정지 상태, 잠에 들곤 한다. ​ 문제는 이런 날들이 반복된다는 거다. 이런 날의 반복은 결국 소비하는 속도를 채우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게 만들고 난, 텅 빈 사람이 된다(요즘 내 상태). ​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소비할 곳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거다. ​ 이 글을 쓰면서 정해 본..
남겨진 사람의. 1년 6개월 정도같이 일하던 M이 회사를 떠났다. 떠났다, 그만뒀다, 쫓겨났다,를 다 담고 있는 단어가 있다면 표현하기 좀 더 수월할 텐데. ​ 평소 M을 좋아했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명쾌하게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면 M을 싫어했냐고 물으면? 이 또한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럼 난 M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내가 M과 보내면서 가진 생각은 ‘안타까움’과 ‘창피함’ 그 사이였던 것 같다. ​ 타인의 눈치를 타인이 눈치챌 정도로 심하게 보는 M이 안타까웠고, 이따금 타인의 눈치를 놀라만치 보지 않는 M이 창피했다. ​ M과 함께 일하는 마지막 날, 일이 끝나고 함께 별다른 약속 없이 할 수 있는 일상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도 꼭..
그를 위해 그런 이야기다. 근무 중. 어르신이 오셔 '도올 김용옥의 금강경 경해' 책이 있는지 물었다. 없었다. 하지만 예약 주문은 가능하다고 했다. 예약 주문을 하고 도서를 택배로 받고 싶다고 했다. 멀리서 오셨다고 했다. 예약 카드에 성함, 연락처, 주소(경기도 산골짜기에서 오신 듯했다)를 쓰고 선결제를 하고 가셨다. 도서를 주문하려고 컴퓨터 창을 여는 순간, 아차. 곧 추석이라 택배가 오늘까지였다. 근데 책은 내일 온다. 내일은 택배를 보낼 수 없다. 근데 책은 내이 온다. 내일은 택배를 보낼 수 없다! x 됐다 싶어 전화로 자초 지명을 설명하기 위해 예약 카드를 봤다. 번호를 눌렀다. ? 없는 번호란다. 전화번호를 유심히 봤다. 이런. 전화번호 뒷자리 하나가 없었다. 010-****-***? 정말 x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