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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피 일기/이씹팔(욕아님)

2019.9.1

2019년 9월 1일. 

고된 하루 끝 집에 오자마자 잠들어 9월 2일 아침에 쓰는 일기.

 

1.9월. 새로운 달의 시작.

1250원이 찍히는 교통카드에서 한달의 시작을 실감한다,

 

2.지하철에서 나를 가운데를 중심으로 오른쪽엔 네명의 딸(인지 아는 아이들인지 모를)과 함께 탄 어머니가 앉고

왼쪽엔 자리가 비었다. 평소라면 둘이 앉기 좋게 자리를 옮겼겠지만 그날은 무엇 때문인지(아마도 소란스런 그들에게 심통이 난듯 싶다) 자리를 옮기지 않았는데 옆에 앉은 어머니가 나를 살짝 만지며 자리를 옮겨 달라 했고, 나는 

'만지지 마세요'라는 말과 함께 자리를 옮겨줬다.

딸은 엄마에게 창피하다는 듯이 말했고 딸의 엄마는 딸의 창피함은 아랑곳 하지 않고 큰소리로

'원래 그러는 거야!' 라고 말했다.

도대체 뭐가 원래 그런걸까?

그리고 난 도대체 뭐가 못마땅해서 괜시리 소녀의 어머니를 흘겨본걸까?

나아게 자리를 비켜달라한 중년의 여자와 그녀와 함께 탄 네명의 딸(인지 모를)을 생각하며, 그녀 얼굴에 깃든 피곤과 억척스러움을 생각하며 참, 정신산만한 지하철 시간을 보냈다.

 

3.퇴근길. 지하철을 타러 가면서 새우깡을 우드득우드득 먹으며 걸었다.

선선한 9월 가을밤 바람, 아무도 없는 밤거리, 귀에 퍼지는 음악 소리와 새우깡 씹는 소리, 그리고 입악 가득 퍼지는 짭조름한 새우깡 맛.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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